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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한글성경』의 국어학적 특성과 의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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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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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급변하는 스마트폰 시대, 인공지능(AI) 시대는 우리의 언어생활도 ‘짧고, 쉽고, 빠른’ 정보의 소통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 세대에게 성경 원문의 의미를 보존하면서도 ‘짧은 문장, 쉬운 어휘, 빠른 읽기’의 종이 성경을 제공하고 ‘내 손 안에’ 풍부한 해설과 시청각 자료를 탑재한 전자 매체용 성경을 제작 및 공급할 필요가 있어 대한성서공회는 2012년부터 다음 세대 성경으로 『새한글성경』을 준비해 왔고 3년 전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을 내어 그 의의를 살펴본 바 있습니다(2021년 <성서한국> 가을호, 제67권 3호). 2024년 12월, 이번에 구약을 완역 합본한 종이 성경 『새한글성경』이 나와 구약을 중심으로 국어학적 특성과 의의를 살펴보겠습니다. 

 

 

(1) 『새한글성경』은 다음 세대를 위해 완전히 새롭게 번역한 21세기형 성경입니다.


기존 성경의 굳어진 표현에 얽매이지 않고 원문의 뜻과 성경 갈래(장르)의 특성을 살리면서 쉽고 새로운 한국어 표현을 찾아 전면적으로 새롭게 번역하였습니다. 고전체 종결 어미 ‘-도다, ‘-(니/더)라’체 대신 현대체 ‘-(는/았)다’체로 통일하였고 어휘 표현도 가급적 새로운 한국어의 단어를 찾아 한국어 표현의 세계를 넓혔습니다. 창세기 1:1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창세기 1:1

『개역개정』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새한글』 처음에 하나님이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성경전서 개역개정판』(1998)의 ‘태초, 천지, 창조’를 『새한글성경』(2024)에서는 ‘처음, 하늘과 땅, 창조’로 하여 세 표현 중에 두 표현을 고유어 표현으로 바꿨습니다. ‘태초’는 ‘처음’으로 바꿔 생소하나 ‘하나님이 하늘과 땅을 창조하시던 처음에’의 뜻으로 풀면 분명해집니다. 창세기 1:1의 ‘처음’은 요한계시록 21, 22장에 나오는 ‘처음’과 연계할 수 있다는 일관성도 있어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새한글』 요한계시록 21장

1 또 나는 보았습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이 있었습니다.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은 사라져 버리고 없었기 때문입니다. 바다도 더는 없습니다. 

6 그리고 나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다 이루어졌다! 나는 알파와 오메가, 시작과 끝이다. 내가, 목마른 사람에게 생명수 샘에서 거저 마시게 할 것이다. 

 

요한계시록 22장

13 나는, 알파와 오메가, 처음과 마지막, 시작과 끝이다.


(2) 『새한글성경』은 성경의 갈래(장르) 특성을 살려 번역하였습니다. 


성경은 율법서, 역사서, 시가서, 예언서, 복음서, 서신서라는 다양한 갈래 특성을 보이는데 『개역개정』은 고전체의 하소서체와 하라체라는 두 문체만 보여 주었습니다. 시가서도 산문체로 번역되고, 서신서도 청자에 따른 대화체의 특성을 드러내지 못하였습니다. 『새한글성경』의 시편은 시가서의 특성을 살려 운문체를 살리려 하였고 나머지 갈래들도 문체 특성을 살려 번역하고자 하였습니다. 시편 1, 2장을 살펴보겠습니다.


『새한글』 시편 1장

1 복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그는 악인들의 의논 따라 걷지 않습니다. 죄짓는 사람들의 길에 서지 않습니다. 비웃는 사람들의 자리에 앉지 않습니다. ...

3 물길 곁에 심은 나무와 같아서 철 따라 열매를 맺고 잎사귀가 마르지 않습니다. 무엇을 하든지 잘됩니다. 

  

시편 2장

(사람에게 하는 말)

1 무슨 까닭으로 설쳐 대는가요, 민족들이? 백성들이 떠들어 대는가요, 헛되이? ... (하나님의 말씀)

6 “바로 나야, 내 임금을 그 자리에 앉힌  것은, 내 거룩한 산 시온에서!” (사람에게 하는 말)

7 내가 널리 알립니다, 여호와가 확정하신 것을.

여호와가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 “내 아들이야, 너는! 바로 내가 오늘 너를 낳았어.

8 나한테 요청하렴. 그러면 내가 주마, 민족들을 너의 몫으로, 너의 소유로 땅끝까지를. 

9 너는 그들을 깨뜨릴 거야, 쇠막대기로. 진흙그릇처럼 그들을 부숴 버릴 거야.”

시편 1장은 하십시오체를 기본으로 해요체도 쓰고 도치의 표현도 사용하며 ‘시냇가’를 ‘물길 곁’으로 번역하는 등 기존 표현들과 달리 원문에 더욱 가깝고 다양한 한국어 표현들로 번역해 한국어 표현의 세계를 넓혔습니다. 시편 2장은 구어체(비격식체)의 해요체를 사용하면서 ‘말씀하셨습니다’처럼 하십시오체를 쓰기도 하고, 대화체 기도의 부분은 ‘나야’, ‘낳았어’, ‘깨뜨릴 거야’의 해체(반말), ‘요청하렴’, ‘주마’의 해라체로 다양한 높임법을 구사해 대화체 기도의 특성을 살리고자 하였습니다. 

 

 

(3) 『새한글성경』은 더 쉬운 단어로 번역해 성경을 더 쉽게 잘 이해하도록 하였습니다.


한글 전용 세대인 다음 세대에게 기존 성경은 여전히 난해어가 많아 다음 도표처럼 일부 용어의 경우에는 쉬운 말로 풀고 필요 시 기존 용어를 (   )에 병기해 연계하였습니다.

 

(4) 『새한글성경』은 하나님께서 전하시는 이야기(스토리텔링)를 현대인의 간결한 언어생활에 맞추어 문장의 길이를 짧게 하였습니다.


현대인은 쉽고 짧고 빠르게 쓴 문장을 사용하는 통신 언어에 익숙하므로 가독성을 약화시키는 줄글체 성경을 탈피하고 간결하게 이야기하시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도록 문장 길이를 가급적 1문장 최대 16어절 50자 이내로 간결화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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