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글성경』으로 만나는 창조세계-생명을 다시 읽게 하는 성서 번역 > 새한글 자료실 | 대한성서공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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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한글성경』으로 만나는 창조세계-생명을 다시 읽게 하는 성서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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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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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같은 말씀이라도 어떻게 읽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학교에서 강의하고 교회 사역을 하면서 개역개정, 새번역, 공동번역개정을 사용하지만, 본문의 의미를 깊이 파악할 때는 원어 성경을 찾습니다. 단어 하나, 문장 구성 하나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는 것은 하나님의 역사와 이스라엘 민족의 구원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또 번역에 따라 성서가 열어 주는 해석의 깊이와 사회적 감수성이 다르기에, 다른 번역을 통해 기존의 언어 세계에서 무뎌진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고, 이를 살아 있는 말씀으로 되살리는 것이야말로 신학과 신앙의 토대를 닦는 과정입니다. 그렇기에 평소 신학생들과 교인들에게 성서를 익숙하고 낡은 언어가 아니라 살아 있는 언어로 뜨겁게 읽을 것을 강조하곤 합니다. 새로 만난 새한글성경은 무뎌진 말씀의 관성을 깨고 생동감을 주는 말씀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특히 기후위기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성경을 통해 시대를 분별하는 일은 필수적입니다. 폭염, 폭설, 홍수, 가뭄 등 이상기후가 속출하고, 수개월씩 지속하는 초대형 산불이 잦아졌습니다. 지난 6월에는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 40가 넘는 폭염으로 초과 사망자가 13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이런 기후위기를 단지 환경문제로 여기고, 개인이 아닌 국가 정책 문제, 혹은 기술 문제로 등한시한다면 더 큰 문제로 돌아올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으로 신음하고 있는 창조세계에 귀 기울이고, 취약한 자들의 곁에 함께해야 합니다. 그 첫걸음이 바로 생태적 관점에서 성경을 읽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심으로 교인들과 새한글성경을 읽고 묵상하면서 놀랄 때가 많습니다. 노아의 홍수 이후 하나님이 새 언약을 세우시며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창세기 8:21 하반절

개역개정내가 전에 행한 것 같이 모든 생물을 다시 멸하지 아니하리니

새한글성경다시는 내가 했던 것처럼 살아 있는 모든 것을 죽이지 않을 것이다

 

모든 생물이라는 다소 개념적인 표현 대신 살아 있는 모든 것이라는 문장을 마주하는 순간, 머릿속에는 새와 들짐승, 나무와 들꽃,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작은 생명들까지 하나의 생명 공동체로 떠오릅니다. 하나님의 언약은 인간만을 위한 약속이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존재를 향한 언약임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됩니다.

이어지는 창세기 9장에서 하나님은 인간을 비롯한 모든 살아 있는 존재와 언약을 세우십니다. 성경을 읽다 보면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는 처음부터 인간만의 세계가 아니었음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인간 역시 창조세계 안에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며, 하나님의 언약은 그 세계 전체를 품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경 읽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를 돌아보게 합니다. 기후위기로 인간, 동식물, 지구가 신음하는 현실에서 창세기의 언약은 더 이상 오래되고 낡은 언약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언약은 여전히 창조세계를 향하고 있으며, 인간은 그 언약 안에서 자신의 삶의 방식을 성찰하도록 초대됩니다.

 

새한글성경은 때로는 낯선 언어이지만, 그 새로움으로 인해 독자가 본문과 대화하도록 이끕니다. 말씀을 읽는 사람 스스로 질문하고, 자신의 삶을 비추어보며, 공동체 안에서 서로 생각을 나누게 합니다. 특히 시편은 새한글성경의 백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 “여호와께 속한 거야. 땅과 거기에 가득한 것도! 세계와 그 안에 사는 것들도!”(24:1)라는 선언은 인간의 탐욕과 무한한 성장만을 추구해 온 우리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이 땅은 우리의 소유가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며, 우리는 그 세계를 맡아 살아가는 청지기임을 새롭게 깨닫게 됩니다. 이 점에서 새한글성경은 단순히 다른 번역이 아니라 생명을 다시 읽게 하는 번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