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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공보 연재] 기막힌 그 말씀 (3) "주님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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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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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한국기독공보」 인터넷 판 2025년 6월 11일자에 게재된 연재물 

[기막힌 그 말씀] <3>(https://www.pckworld.com/article.php?aid=10690854849)을

한국기독공보사의 허락을 받아 옮겨 적은 것입니다. 

  

 

 “주님의 손에 내 목숨을 내맡깁니다”(새한글성경 시 31:5) - 옛 이스라엘의 시인의 고백입니다. 죽음의 문턱에서였습니다. “아버지 두 손에 내 목숨을 내맡깁니다!”(눅 23:46). 예수님의 입에서 터져 나온 말씀입니다. 숨 거두시기 직전이었습니다.

 

 새한글성경 시편에서는 ‘주님의 손’으로, 누가복음에서는 ‘아버지(의) 손’으로 번역했습니다. ‘당신의 손’이라는 표현을 하나님께 쓰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시편에는 ‘손’으로, 누가복음에는 ‘두 손’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히브리어 구약성서와 그리스어 신약성서의 차이를 반영한 것입니다.

 

 시편 31장의 주인공은 엄청난 박해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호소합니다(10~13절). “[10] 살아갈수록 근심만 더하고, 해가 갈수록 한숨 소리만 높아집니다. 내 잘못 때문에 힘이 사그라지고, 뼈가 약해졌습니다. [11] 내 모든 적들에게 나는 창피당했고, 내 이웃들에게는 심하게 당했고, 나와 친한 사람들은 나를 무서워하게 되었습니다. 거리에서 나를 보는 사람들은 나를 피했습니다. [12] 나는 죽은 사람처럼 잊혔습니다. 사람들 마음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망가진 그릇처럼 되었습니다. [13] 내가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쑥덕거리는 소리를. ‘사방에 두려움이야!’ 사람들이 함께 서로 손을 잡았습니다, 나를 해치려고. 내 목숨을 빼앗으려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러고는 하나님에 대한 굳센 믿음을 고백하며 하나님의 도움을 간구합니다(14~16절). “[14] 그래도 정말 나는 주님을 의지합니다, 오, 여호와여, 내가 말했습니다. ‘주님이 내 하나님이십니다.’ [15] 주님의 손안에 내 시간이 놓여 있습니다. 나를 건져 내 주십시오, 내 원수들에게서, 나를 박해하는 자들에게서. [16] 주님의 얼굴빛을 비추어 주십시오, 주님의 종에게. 나를 도와주십시오, 주님의 한결같은 사랑으로.” 

 

 이처럼 “주님의 손에 내 목숨을 내맡깁니다”라는 한 마디는 극심한 고난 가운데서 꺾이지 않는 절대 신앙의 고백이었습니다.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도 마지막으로 “아버지 두 손에 내 목숨을 내맡깁니다!”라는 기도를 남기셨습니다. 이 두 말씀은 그 뒤로 모든 그리스도인의 고백이 되었습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 무의식 가운데서라도 드릴 기도이기도 합니다.

 

 주님의 손에 내맡기는 것은 내 목숨만이 아닙니다. 시편 31장의 주인공은 이미 자신의 삶을 늘 주님의 손에 내맡기면서 살아온 것이 아닌가요?

 

 새한글성경 곳곳에 주님의 손이 나타납니다. 몇 군데만이라도 다시 기억해 볼 만합니다. “내가 아침 노을의 날개를 타고 날아올라 바다 끝에 가서 머문다 해도, 거기서도 주님의 손이 나를 이끄실 것입니다"(시 139:9~10)”. “주님은 주님의 손을 펼치십니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이 바라는 대로 실컷 먹게 해 주십니다”(시 145:16). 주님의 손은 “사무엘의 모든 날 동안 필리스티아(블레셋) 사람들을 누르고 있었”던 손입니다(삼상 7:13). 바알 예언자 450명과 맞섰던 엘리야와 함께한 손입니다(왕상 18:46). 전쟁터에서 음악가가 현악기를 연주할 때 엘리사 위에 내려온 손입니다(왕하 3:15). 하나님의 명령으로 입이 닫힌 채 지내던 에스겔 위로 내려온 손입니다(겔 33:22). “주님의 손이 저와 함께하여 재앙이 저를 고통스럽게 하지 못하도록 해 주십시오!”라는 야베스의 기도에 언급된 손입니다(대상 4:10).

 

 신약성서에서는 제사장 스가랴와 엘리자베스의 어린 아들 요한을 두고서 “주님의 손이 그와 함께 있었”다고 합니다(눅 1:66). “핍박 때문에 뿔뿔이 흩어진” 그리스도인들이 “안티오키아(안디옥)에 와서, 그리스말을 쓰는 사람들한테도 주 예수님을 좋은 소식으로 전하고 있었”을 때 “주님의 손이 그들과 함께했다”고 합니다(행 11:19-21).

 

 “주님의 손은 강합니다”(시 89:13). “주님의 손에는 힘과 강함이 있습니다. 주님의 손이라면, 누구든 위대하고 힘 있게 하실 수 있습니다”(대상 29:12). 그런데 주님의 손이 강하기만 하지 않습니다. 주님의 손길은 따스하기도 합니다. 아론 대제사장의 16대손인 에스라가 페르시아 임금의 편지를 가지고(라 7:5, 11) 바빌론에서 먼 여행 끝에 예루살렘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그와 함께한 하나님의 따스한 손길 덕분이었”습니다(라 7:9). 그래서 에스라는 “우리 하나님의 따스한 손길이 우리와 함께했다”(라 8:18)고 고백합니다. 황폐해진 유다로 보내 달라고 페르시아 임금에게 요청한 것을 허락받자 느헤미야는 “임금은 내가 해 달라는 대로 해 주었다. 하나님의 따스한 손길이 나와 함께했던 것이다”(느 2:8)라고 합니다. 이 세 구절에 나오는 ‘하나님의 손길’의 ‘손길’은 ‘주님의 손’의 ‘손’과 히브리어로 같습니다.

 

 주님의 손, 아버지 두 손에 내 목숨을 내맡기는 그리스도인들은 주님의 강한 손을 굳게 붙잡고 주님의 따스한 손길을 느끼며 오늘을 살아갑니다.

 

 

박동현 은퇴교수 / 장로회신학대학교 구약학, 새한글성경 구약 책임 번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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