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글성경> 국어학적 특성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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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1-09-24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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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현식(대한성서공회 <새한글성경> 국어 책임감수자)
대한성서공회는 다음 세대를 위해 2012년 12월부터 번역 사역을 시작한 <새한글성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새한글성경>은 성경 원문을 살려 번역해 온 한글 번역 성경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급변하고 있는 현대 한국어와 다음 세대의 한국어 사용에 맞추어 전면적으로 새롭게 번역한 한글 성경입니다. 이에 <새한글성경>이 기존 성경과 달라진 국어학적 특성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1) <새한글성경>은 다음 세대를 위해 완전히 새롭게 번역한 21세기형 성경입니다.
기존 성경의 굳어진 표현에 얽매이지 않고 원문의 뜻과 성경 장르의 특성을 살리면서 쉽고 새로운 현대 한국어 표현을 찾아 전면적으로 새롭게 번역하였습니다. 옛 말투 종결 어미 ‘-도다, -(니/더)라체’ 대신 현대 말투 ‘-(는/았)다체’로 통일하였고 율법서, 역사서, 시가서, 예언서, 복음서, 서신서라는 성경의 장르 특성을 살려 번역하였습니다. 다음은 시가서의 특성을 갖는 시편 1장 1-3절입니다.
<성경전서 개역개정판>(1998) 시편은 ‘-도다, -로다’라는 옛 말투 만연체로 되어 있으나 <새한글성경> 시편은 시가서라는 장르 특성을 살려 간결한 운문체로 번역하고 시행(詩行)을 살려 편집하였습니다.
또한 <성경전서 개역개정판>(1998), <공동번역 성서 개정판>(1999), <성경전서 새번역>(2001)번역 성경에서 보듯 130여 년 동안 굳어져 화석화된 기존 성경 표현들과 달리 <새한글성경>은 쉽고 다양한 한국어 표현들로 번역하여 한국어의 세계를 널리 확장하였습니다.
시편 1장의 어휘 표현의 변화
(2) <새한글성경>은 더 쉬운 고유어와 한자어로 번역하고 다음 세대가 성경을 더 쉽게 잘 이해하도록 하였습니다.
가령 ‘유월절’을 ‘넘는명절(유월절)’로, ‘석청’을 ‘들벌꿀’로, ‘신들메’를 청소년에게 익숙한 외래어 ‘샌들끈’으로, ‘번제물’, ‘소제물’은 ‘다태우는제물(번제물)’, ‘곡식제물(소제물)’처럼 쉽게 풀어쓴 어구로 고치고 괄호 안에 전통 번역어를 넣기도 하였습니다.
(3) <새한글성경>은 하나님께서 전하시는 이야기(스토리텔링)를 현대인의 간결한 언어생활에 맞추어 문장의 길이를 짧게 하였습니다.
기존 성경은 줄글 만연체로 획일화하였으나 현대인은 쉽고 짧고 빠르게 쓰는 통신언어에 익숙하므로 문장 길이를 1문장 최대 16어절 50자 이내로 간결화하였습니다. 이는 앞 시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새한글성경>은 성경에 나오는 다양한 대화문을 한국어의 높임법을 살려 번역하였습니다.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은 높임법을 ‘하십시오체’와 ‘하라체’ 두 가지만으로 획일화하여 한국어의 높임법 특성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으나, <새한글성경>은 인물 간의 다양한 관계에 따라 비격식체(회화체)인 ‘해요체’, ‘해체(반말)’를 비롯해 격식체인 ‘하십시오체’, ‘하오체’, ‘하게체’, ‘해라체’ 등 다양한 높임법을 살려 번역하였고 대화나 인용 성구를 따옴표로 구별해 가독성을 높였습니다.
특히 예수님과 제자 간의 대화를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에서는 ‘하라체’로만 하고, <성경전서 새번역>에서는 ‘해라체’로만 하여 권위적이었으나, <새한글성경>에서는 예수님도 제자들을 존중하여 높이는 ‘하십시오체’나 ‘해요체’를 사용하였습니다.
(5) <새한글성경>은 차별적 언어 표현을 개선하였습니다.
최근 인종, 성별, 장애, 질병 등에 대해 차별 표현을 순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데 <새한글성경>에서도 과거의 차별 표현을 순화한 중립적 표현으로 바꿨습니다.
(6) <새한글성경>은 한국어 어문 규정을 준수하고 인용 부호 등 문장부호를 전면 도입해 가독성을 높였으며 도량형 단위도 가급적 현대 용어로 바꿨습니다.
외래어 표기는 ‘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 등 기존 관습 표기를 존중하면서도 현재의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자주 나오는 지명은 현대 외래어 표기법(1986)과 표준국어대사전(1999)의 용례 표기를 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