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공보 연재] 기막힌 그 말씀 (9) “더더욱 꼭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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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9-17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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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더욱 꼭 있어야 합니다.” 무엇이요? “몸에서 더 약해 보이는 부분들이요!” 새한글성경 고린도전서 12장 22절 말씀입니다. 27절에서 바울은 코린트(고린도)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몸이며, 한 분 한 분은 그 몸의 여러 부분입니다”라고 합니다. 에베소서 1장 23절에서는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골로새서 1장 24절에서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라고 합니다. 이리하여 고린도전서 12장 12~26절에서 말하는 ‘몸’은 교회를, ‘몸의 부분들’은 교회를 이루는 그리스도인들을 가리킵니다.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이라니요? 세상이 그리스도를 경험할 수 있도록 세워진 공동체가 교회라는 말씀인가요?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의 몸의 부분들이라니요? 그리스도를 세상에 드러내기 위해 그리스도인들은 저마다 그리스도의 몸의 부분 역할을 해야 한다는 말씀인가요?
“몸에서 더 약해 보이는 부분들이 더더욱 꼭 있어야 합니다.” 다른 교인들보다 더 약해 보이는 교인들이 없이는 교회가 교회일 수 없다는 말씀으로도 읽힙니다. ‘더 약한 부분들’이라고 하지 않고 ‘더 약해 보이는 부분들’이라고 한 점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약하다, 강하다 하는 것은 사람 보기에 그렇지요. 하나님 보시기에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더 약해 보이는 교인들을 꼭 있어야 할 교인들로 보십니다!
15~16절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말합니다. “발이 말하기를 ‘나는 손이 아니니까 몸에 속하지 않아’라고 한다고 해서, 그 때문에 발이 몸에 속하지 않는 것이 아니잖습니까? 귀가 말하기를 ‘나는 눈이 아니니까 몸에 속하지 않아’라고 한다고 해서, 그 때문에 귀가 몸에 속하지 않는 것이 아니잖습니까?” 손을 발보다 더 높게 보고, 눈을 귀보다 더 높게 보고, 자신은 몸에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기죽을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스스로를 우습게 보더라도 그 때문에 내가 그리스도의 몸의 한 부분이라는 신분이 달라지지는 않으니까요.
17~20절에서는 관점을 달리하여 말합니다. “몸 전체가 눈이면, 듣는 것은 어디에서 합니까? 몸 전체가 듣는 데면, 냄새 맡는 것은 어디에서 합니까? 그러나 이제, 하나님이 몸에 여러 부분을 두셨습니다. 그것들 하나하나를 하나님이 바라시는 대로 몸에 두셨습니다. 모든 것이 한 가지 부분으로 되어 있다면, 몸은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러나 이제, 몸의 부분들이 많이 있지만, 그것들은 한 몸을 이룹니다.”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의 몸의 한 부분인 근거는 하나님의 뜻에 있다는 말씀이지요. 하나님이 나를 그리스도의 몸의 한 부분이 되게 하셨으니까요.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자신을 우습게 보지 않습니다. 내가 남보다 못하다고 낙심하지 않습니다. 나보다 더 나아 보이는 그리스도인들 앞에서 움츠러들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인은 누구나 하나님 덕분에 이 세상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존귀한 존재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자존감은 하나님이 나를 그리스도의 몸의 한 부분으로 삼으셨다는 사실에서 비롯됩니다.
21절에서는 스스로를 남보다 높이는 그리스도인들을 두고서 말합니다. “눈이 손에게 말하기를 ‘난 네가 필요 없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머리도 두 발에게 말하기를 ‘난 너희가 필요 없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안에서는 어떤 그리스도인도 자기 보기에 하찮아 보이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당신들은 필요 없어”라고 말할 수 없지요. 다른 그리스도인을 얕잡아 보거나 우습게 보아 함부로 대하지 않습니다. 나를 그리스도의 몸의 한 부분으로 삼으신 하나님이 다른 그리스도인도 나와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의 몸의 한 부분으로 삼으셨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그 그리스도인도 나와 똑같이 존귀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더 약해 보이는 그리스도인들은 없어도 된다는 식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상황이 교회 안에서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울이 22절에서 아주 똑똑히 밝힙니다. “오히려 몸에서 더 약해 보이는 부분들이 더더욱 꼭 있어야 합니다.” 사람이 보기에 다른 그리스도인들보다 더 약해 보이는 그리스도인들이야말로 그리스도의 몸이 제대로 서기 위해서 반드시 있어야 할 분들이라는 말씀이지요. 그분들이 빠지면 그리스도의 몸은 온전하지 못합니다! 그리스도의 몸의 어느 부분들이 기능을 발휘할 수 없으니까요. 그분들 한 분 한 분을 그리스도의 몸의 한 부분 한 부분으로 삼으신 하나님의 뜻이 무시되어 교회가 더는 교회일 수가 없으니까요.
이 가르침은 코린트(고린도) 교회를 넘어서서 세상의 모든 지역교회에 해당합니다. 더 나아가서 다른 여러 경우에도 이 말씀의 가르침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더 약해 보이는 부서들, 우리 지역에서 더 약해 보이는 교회들, 우리 교단에서 더 약해 보이는 노회들, 우리나라에서 더 약해 보이는 교단들, 세계에서 더 약해 보이는 나라의 교회들이 더더욱 꼭 있어야 한다는 식으로요!
박동현 교수 / 장로회신학대학교 구약학 교수 은퇴, 새한글성경 구약 책임 번역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