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유산, 성경을 사랑한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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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9-22본문
박효정 사모(말씀세움교회)는 지난 6월 소천하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한 장면이 있습니다. “항상 성경을 읽으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생각나요. 돌아가시기 얼마 전에도 성경 필사를 시작하셨을 만큼 그 열정이 대단하셨죠.”
마지막 병원 생활 중, 어머니의 곁에는 늘 붉은색 보따리가 놓여 있었습니다. “하루는 그 내용물이 너무 궁금해 풀어보았어요. 보따리 안에는 딱 4가지 물건이 들어있었어요.” 소중히 싼 보따리 안에는 가족 앨범, 심방 노트, 말씀 모음집, 낡은 성경이 들어있었습니다. 낡은 성경을 펼치자 박효정 사모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 성경은 10여 년 전 대한성서공회 성경 보내기 사역을 정기후원하며 박 사모가 받았던 후원회원 성경이었습니다. 당시 어머니를 축복하는 마음으로 편지를 써 선물한 성경을 소중히 간직하며 읽어오신 것입니다.
박효정 사모의 어머니(故 이시분 권사)는 이북 출신으로 부유한 지주의 딸로 자랐습니다. 하지만 한국전쟁으로 전 재산을 몰수당하며 피난길에 올랐고, 낯선 땅에서 어렵게 뿌리 내려야 했습니다. 그때 노방전도를 통해 복음을 듣게 되며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첫 예배를 드리러 교회에 앉아 있는데 기도 중에 커다란 성경이 어머니께 다가와 부딪치는 경험을 하셨다고 해요. 그때부터 성경과 일평생 함께하시게 된 거죠.”
비록 빈손으로 시작해 고단한 환경 가운데서 가정을 이끌어 온 어머니였지만, 자녀들에게 전해진 믿음의 유산은 가장 값진 것이었습니다. 남은 유품은 붉은 보따리 속 낡은 후원회원 성경뿐이지만, 이 성경은 남겨진 가족들에게 말씀의 소중함을 잊지 않게 하는 귀한 선물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