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한 기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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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0-09-18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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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얀마 조 친족 성경 번역 후원을 진행하며 -
홍기영 목사(창조교회)
대한성서공회의 사역은 말씀으로 축복받은 한국교회가 늘 함께 해야 하는 사역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성경 번역 사역을 소개 받으면서 처음 드는 마음은 부담스러움이었습니다. 비용도 만만치 않고 번역과 감수의 시간도 길었습니다. 하지만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마음이 있었고, 당회원들을 비롯한 교우들의 마음도 동일하게 성령께서 움직여가고 있었습니다.
미얀마 조 친족 성경을 번역하고, 깔레묘(Kalaymyo)지역에서 봉헌 예배를 드리며 알게 된 것은 성경을 번역하여 섬기는 일이 사역이기보다는 말씀이 일으키는 축제에 초대된 은총이란 사실입니다. 감추어진 축복, 예기치 못한 기쁨들이었습니다.
처음의 시작은 자부심이었습니다. 우리도 한 언어그룹의 성경을 번역하여 선물하는 선교적 영역을 섬기게 되었다는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성경을 자신의 언어로 읽어갈 수 있도록 번역하여 선물하는 것은 예상을 넘어서서 예기치 못한 기쁨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성경번역이 거의 이루어지고 제작한 성경을 전달하는 일이 가까워졌을 때, 번역한 성경 책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더해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국교회가 경험한 말씀의 축복을 담는 의미로 성경을 읽고 보내자는 제안을 하게 되었습니다. 창조교회가 조친어 구약 번역 후원을 섬겼었기에 한글 구약 성경을 모든 교인들이 함께 읽자고 제안하였는데, 모두의 마음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신약도 이어 읽는 은혜가 있었습니다.
선교지로 움직이는 시간이 되자 우리는 하나님의 선물들을 펴보게 되었습니다. 미얀마 정부가 한국사람에게 비자면제를 결정한 것입니다. 마치 하나님께서 축복의 시간을 열어 주신 것처럼, 비자가 면제되고 환영 받는 기쁨 속에서 선교여행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창조교회 “주님의 숲” 청년들은 다른 지역의 선교여행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미얀마에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을 나누며 기쁜 마음으로 동행 하게 되었습니다. 성경을 나누는 사역과 더불어 의료선교사역, 청년들의 섬김이 준비되었습니다. 성경을 나누는 봉헌예배를 드리는 날 깔레묘에서도, 청년들이 섬기던 양곤(Yangon)에서도 말씀의 감격이 일으키는 물결이 우리 모두의 마음에 넘실거리는 은혜의 흔적을 남겼습니다.
우리 모두가 경험한 것은 이 일이 구호활동이 아니라, 기쁨을 선물 받는 특별한 은혜의 시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송구한 표현이지만 가난하게 여겨지는 조 친족 교회 연합회가 깔레묘를 방문한 우리들을 축제로 음식으로 섬겨 주셨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마음을 겸손하게 하여, 성경을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귀한 그리스도의 몸을 섬기는 것임을 경험하게 하셨습니다. 봉헌식 설교를 하면서 대한성서공회가 정성스럽게 만든 성경의 비닐을 떼는 소리를 잊을 수 없습니다. 감격스럽게 성경을 받아 드는 모습에서, 질서 있게 깊은 감사를 표현하며 받아 드는 그들의 손에서 우리는 오히려 예수님의 사랑과 존중을 선물 받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경험한 예기치 못한 기쁨은 조친 교인들의 모임이었습니다. 300명 정도 들어 갈 수 있는 깔레묘의 교회에 봉헌예배를 계획하며 600명 정도를 예상했는데, 당일 1,200명 넘게 성경을 전달하며 오직 하나님만이 일으켜 주실 수 있는 역사로 인한 감격을 느끼는 감사한 축제가 이루어졌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창조교회에 찾아온 은혜는 놀라운 하나님의 선물이었습니다. 성경을 보내고 봉헌예배를 드리는 2019년은 창조교회가 창립30주년을 맞이하는 해였습니다. 성경읽기는 창조공동체 전체에게 기쁨과 소망을 일으켰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성경을 필사하여 우리가 함께 기록한 전교인 필사성경을 봉헌대에 올려 놓고 예배하는 은혜가 이어지는 축복을 누렸습니다.
<창립 30주년를 기념해 전교인 성경 필사를 진행한 창조교회>
지나고 보니 알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말씀을 섬기는 자들을 축복하신다는 것입니다. 성경 번역은 수고로운 섬김이 아니라 놀라운 은혜의 축제로의 비밀스러운 초대였습니다.
지금 이 시점 코로나19 감염병의 확산으로 비대면 예배로 전환하는 어려움 속에 창조교회가 있습니다. 하지만 영적인 대면의 영광스러운 기쁨을 바라보게 하는 믿음의 체험을 우리에게 주신 주님의 사랑에 감사합니다. 광야로 도망가서 양들을 치면서 지녔던 모세의 지팡이를 통해 은혜를 받게 하시고, 그 지팡이를 들고 홍해를 가르고 광야를 지나가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바라보게 하십니다. 조친어 성경번역을 섬기며 함께 말씀을 읽어가며 경험한 하나님의 은혜가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며 나아가게 하는 은총의 도구를 받아 들게 하신 은혜라는 마음의 감격이, 예기치 못했던, 그래서 잔잔히 마음에 사라지지 않는 감동으로 이어지게 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