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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4-11-21본문
성경 : 사도행전 8장 26-31절
설교 : 홍정기 목사(성남제일교회)
우리가 성경을 읽지만, 사실은 성경이 우리를 만듭니다. 우리가 성경을 가지고 다니지만, 성경이 우리를 인도합니다.
저는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성경에 대한 애착이 컸습니다. 당시에는 성경 공부가 보편화되지 않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성경을 열심히 연구했습니다.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이육사 시인의 광야라는 시가 떠오릅니다. 그 시의 한 구절을 보면:
“까마득한 날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에도
차마 이곳을 범하지 못하였으리라.”
여기서 ‘이곳’은 광야를 뜻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산맥이 많은데, 그 산맥들이 아무리 뻗어나가도 범하지 못한 곳이 바로 이 광야라는 것이죠. 일제가 침범하지 못한 광야에 서서 민족을 위해 울겠다는 고백입니다.
이 시를 읽고 깊이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외우기도 하고, 시를 분석하며 공부했습니다. 광야는 무엇인지, 산맥은 무엇인지 분석하며 배웠던 것이죠.
이러한 공부는 국어 실력을 키웠고, 이것이 성경을 읽을 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국어 실력이 좋아야 성경의 내용을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아무런 신앙 배경이 없는 가정에서 자랐지만, 시를 가까이하며 분석하는 능력으로 성경을 깊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자 성경의 내용이 보이더군요.
지금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의 부분은 시편입니다. 다른 분들은 시편 설교를 어렵다고들 하지만, 저는 시편이 가장 쉽습니다.
정리하자면,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해 저의 신앙을 세워 주셨고, 목사라는 직분까지 주셨습니다. 성경과 나의 고백을 연관 지어 보았더니, 성경이 일하더라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성경이 저를 만들었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장로도 아니셨고, 가정 누구도 기독교 배경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성경을 사랑하니 목사가 되었습니다. 성경을 사랑하니 역사가 이루어졌습니다. 성경을 사랑하니 성남제일교회의 담임목사가 되었고, 사랑의교회에서 필드 훈련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도 성경은 우리를 만들 뿐만 아니라, 목사를 만들고, 역사를 만듭니다. 역사를 창출하는 힘이 성경에서 나옵니다.
이를 잘 알았던 마틴 루터는 종교개혁을 하며 독일어로 성경을 번역했습니다. 윌리엄 캐리도 인도에서 선교할 때 뱅갈어로 성경을 번역했습니다. 또, 평양 대동강변에서 토마스 선교사가 전해 준 성경책을 받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그것을 벽지로 사용했지만, 결국 크리스천이 되었습니다. 그가 바로 장대현교회의 효시가 된 박춘권입니다. 이처럼 성경이 사람을 만들고, 역사를 만든다는 사실은 오늘도 여전히 진리입니다.
성도 여러분, 집을 짓는 것도 중요하고, 사람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경을 만들고 전하며, 성경을 품는 교회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이번 임직식을 통해 40명의 임직자를 세웠습니다. 그들은 앞으로 엄청난 일들을 해낼 것입니다. 그 첫 단추가 바로 성경을 말라위로 보내는 일입니다. 임직을 받고 성경과 함께 출발한 것입니다.
성경을 사랑하면, 그 성경이 여러분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장로, 권사, 안수집사로 만들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장로, 권사, 안수집사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과 함께 임직을 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앞으로도 성경을 더 많이 보냅시다. 이번에 임직받은 40명은 교회의 핵심 리더들이 되어, 성경을 보내는 사역에 동참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성경을 보내면 성경이 일합니다.
본문을 보면 성령께서 나아가라고 명령하시자 빌립이 갑니다. 빌립이 손에 든 것은 성경입니다. 그리고 그는 성경을 전해 내시가 세례를 받습니다. 이처럼 여러분이 성경을 보내면 성령께서 일하시고, 그곳에서 세례받는 사람이 나타납니다. 이것이 바로 성경의 역사입니다.
결론입니다. 누군가를 변화시키고 싶다면, 그에게 성경을 보내면 됩니다. 대한성서공회가 오랫동안 이 일을 해왔습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앞으로도 모든 교회가 이 일에 동참하며 힘을 보탰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하여!
출처 : 위 내용은 2024년 7월 24일, 대한성서공회 서초회관에서 말라위 성경 기증 예식 중 전한 설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