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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료

거침 없는 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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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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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 사도행전 8장 30-31절

설교 : 이풍인 목사(개포동교회)


사도행전 1장 8절에서 예수님은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 당시 예수를 믿는 사람은 천 명도 채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후 바울이 세운 교회들도 실제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적었고, 교회 별로 100명 정도였을지도 모릅니다. 이를 보면 사도행전 1장 8절의 말씀을 들었던 사람들은 정말 소수였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성령이 임하면서 말씀의 놀라운 확산이 일어났고, 사도행전에는 여러 구절에서 말씀의 확산 과정이 나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장벽이 넘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초기 기독교인들은 대부분 유대인이었으며, 유대인들 사이에서도 헬라파 유대인과 히브리파 유대인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팔레스타인에 살며 아람어를 사용했던 사람들은 히브리파 유대인이었고, 로마 제국 각지에 흩어져 살면서 헬라어를 사용했던 사람들이 헬라파 유대인이었습니다. 이들 중에서도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 생겨났지만, 같은 유대인이라도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인해 그리스도 안에서 소통이 쉬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도행전 6장에는 예루살렘 교회 내에서도 이러한 어려움이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유대인들 사이의 소통이 중요했지만, 복음을 통해 유대인에서 사마리아인으로, 또 이방인에게로 확산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고넬료와 같은 사람들, 즉 하나님을 경외하지만 이방인 신분을 유지하는 사람들에게도 복음이 전해지는 과정이 사도행전에서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유대인에서 이방인으로 넘어가기 전에 이러한 중간 단계의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들(God-fearers)’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고, 하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세 번의 환상을 주어 고넬료에게 말씀을 전하도록 하셨습니다.


마침내 복음은 이방인에게도 전해졌고, 하나님께서는 예수 믿는 자들을 박해하던 사울을 부르셔서 부활하신 주님이 나타나시며 이방인의 사도로 세우셨습니다. 그는 율법으로부터 자유로운 복음을 이방인에게 선포하도록 하셨습니다. 우리는 사도행전을 통해 바울의 세 차례 전도 여행을 잘 알고 있으며, 가는 곳마다 성령의 역사가 나타나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바울은 로마서에서 스페인으로 가고 싶어 하는 마음을 마지막 부분에서 언급하는데, 이는 바울이 주로 활동했던 로마 동쪽의 헬라어 문화권과 달리 서쪽의 라틴어 문화권인 스페인으로도 복음을 전하고자 했던 열망을 나타냅니다.


사도행전은 바울이 로마에서 가택 연금 상태로 2년간 지내며 사람들을 만나 하나님 나라를 전하는 것으로 끝납니다. 사도행전의 마지막 단어는 우리말 성경에서는 "가르치더라"로 번역되었지만, 헬라어 성경의 마지막 단어는 "거침없이"를 의미하는 "아코루토스"입니다. 누가가 이 단어를 선택한 것은 복음의 메신저는 비록 묶일지라도, 복음 자체는 거침없이 확산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영어로는 "언힌더드(unhindered)", 즉 방해받지 않고 확산되는 복음을 누가는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당시 천 명도 안 되는 성도로 시작된 교회가 현재는 약 26억 명의 성도를 지닌 종교로 성장했습니다. 이 수에서 이단을 제외하더라도 기독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종교로 분류됩니다. 2천 년의 역사 속에서 복음의 확산이 거침없이 일어나고 있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이 세계 각지에서 실천되고 있습니다. 대한성서공회를 비롯한 여러 나라 성서공회가 이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한국의 대한성서공회는 앞으로 세계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많은 선교 단체와 신학교에서도 한국인 리더십을 찾는 상황을 보면, 서구 교회의 형편이 쉽지 않아지는 가운데 한국교회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대한성서공회는 자기 언어로 성경을 읽지 못하는 형제자매들에게 자국어 성경을 제공하는 귀한 일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개포동교회도 작은 힘이나마 매년 이 일에 동참하기로 했으며, 이번 성경 기부를 통해 르완다 지역의 형제자매들이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출처 위 내용은 2024년 6월 19, 대한성서공회 용인 반포센터에서 르완다 성경 기증 예식 중 전한 설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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