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말씀” (신명기 8:1~3) - 임영수 > 성서주일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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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말씀” (신명기 8:1~3) - 임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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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7-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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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늘 명하는 모든 명령을 너희는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살고 번성하고 여호와께서 너희의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땅에 들어가서 그것을 차지하리라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사십 년 동안에 네게 광야 길을 걷게 하신 것을 기억하라 이는 너를 낮추시며 너를 시험하사 네 마음이 어떠한지 그 명령을 지키는지 지키지 않는지 알려 하심이라 너를 낮추시며 너를 주리게 하시며 또 너도 알지 못하며 네 조상들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네게 먹이신 것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을 네가 알게 하려 하심이니라 (신명기 8:1~3)

  몇 년 전 스위스 취리히에 얼마동안 머물면서 경험한 일입니다. 저녁 무렵 호숫가에 나가보면 잘 조화된 그림처럼 아름다운 자연풍경과는 대조적으로 몹시 더럽고 지저분한 모습의 젊은 남녀 마약중독자들이 몰려들어 천태만상을 이룹니다.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있는 안정된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특히 부유층에서 그런 유의 청소년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들을 볼 때마다 ‘살아있지만 죽었다’고 하는 성서에서의 표현이 바로 이 사람들을 얘기하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들에게 생의 문제에 대한 해답은 교회가 주어야 된다고 하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스위스교회에 나가보면 건물은 웅장하나 앞자리에 노인 몇 사람뿐이며, 논리적으로 철학적인 설교가 선포됩니다만 그들의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스위스에는 성경이 없는 집이 없으며 중고등학교에서는 성경이 필수과목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런 사실들을 미루어 볼 때, 성경을 반포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 말씀을 바르게 전파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농부가 하나의 쌀을 생산해내면 쌀이 필요한 사람이 사놓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부가 식구들 구미에 맞게 밥을 지어야 식구들이 먹고 건강한 몸으로 활동할 수 있는 것처럼, 성서공회에서 각국 나라의 말로 성서를 찍어내는 일 자체가 영의 양식을 생산하는 것이므로 일선의 목사들이 이 말씀을 가지고 영적 영양실조에 걸려있는 오늘의 현대인들에게, 살아있지만 죽어있는 상태에 있는 이들에게 잘 요리해서 공급해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서공회가 하는 일과 교회 목사들이 하는 일은 균형이 잘 맞아야 합니다. 성경을 많이 찍어내도 이것이 잘 배포되지 않으면 안되고,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전파하려 해도 북한에서처럼 잘 접할 수 없으면 안되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일은 잘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여기에 또한 성령의 역사가 함께 하여야 성서공회와 목사가 하는 일이 아름답게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영적 기갈 가운데 있는 오늘의 현대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은 어느 책보다 쉽게 구입할 수 있고 거리상으로나 시간상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가장 멀리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의 교회가 좀더 하나님의 말씀을 성령의 능력 안에서, 역사 속에서 바르게 선포하고 알려 주어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성서공회는 하나님의 말씀을 생산하고 또 전 세계에 수출하는 데 힘쓰며, 우리 일선의 목사들은 성령의 도움 안에서 열심히 이것을 풀어서 모든 사람이 받을 수 있는 말씀으로 선포되어질 때 오늘의 역사 속에서 하나의 역사적이고 구체적인 사건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일단 사람의 귀에 바르게만 들려지면 하나의 구체적인 역사의 사건을 만들어간다고 하는 것을 성경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말씀의 위대성입니다.

  우리의 말은 아무런 능력도 실효성도 없지만 일단 하나님의 말씀이 그 입으로부터 나오고 그 말씀이 사람들에게 바르게만 받아들여지면 상당히 놀라운 창조의 역사적 사건이 구체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을 오늘의 현실 속에서 목회를 현장에서 많이 보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찍어내고 선포하면서, 이 말씀이 오늘의 역사 속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역사를 구체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데 우리의 소망과 기대를 걸고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큰 의미와 보람을 찾아야 하겠습니다.

(출처 : <성서한국> 1988년 6월 34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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